New Testament - 새로운 약속 - 12장. Segnale. 세그날레
| 21.01.13 12:00 | 조회수: 807


“어디 갔다 오는 거지?”

타마라가 주점으로 들어오자 룸바르트가 기다렸다는 듯이 물었다.

룸바르트의 탁자에는 헤이치 페드론과 시리엘 아즈, 잔바크 그레이와 칸, 파그노 그리고 술잔이 잔뜩 있었다. 이미 여러 잔을 마신 듯 했다.

“나도 궁금해요.”

에바가 문 언저리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그 옆에는 먼저 돌아온 가리온이 있었다. 가리온은 타마라를 보고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낮에는 꽤 시끌시끌한 주점이었지만, 밤이 되니 남은 사람이 거의 없었다.

타마라는 노골적으로 가리온만을 바라보며 말했다.

“델카도르를 만나고 왔어요.”

“델카도르는 왜?”

파그노와 칸이 동시에 물었다.

그러나 타마라는 대답하지 않았다.

다른 질문도 모두 들은 다음에 대답을 시작할 것처럼 룸바르트의 탁자 곁으로 걸어 가서 여유롭게 남아있던 술잔을 들이켰다.

“역시, 피보다는 농도가 떨어져.”

잔바크 그레이는 발개진 뺨을 문지르더니 타마라를 노려보며 소리쳤다.

“왜 우리 일행에 끼어든 거지? 목적이 뭐야? 우리는 공동체라구! 행선지는 밝혀야 할 것 아니야? 우리 편이 맞긴 한 거야?”

“정말 궁금하네요. 원래 세그날레들은 카론의 편이 아니었나요? 갑자기 데카론에 참여하겠다고 한 것 자체가 너무 의심스러워요!”

“도대체 세그날레는 무엇인가?”

가리온의 일행들은 타마라를 두려워하고 있었다. 타마라는 대륙의 암살자인 세그날레였다. 두려워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서로가 말하지 않았지만, 세그날레가 자신들이 잠든 사이 피의 잔치를 벌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은 계속해서 맴돌고 있었다.

그래서 말도 없이 사라졌던 타마라에게 질문을 쏟아낸 것이었다.

타마라는 그저 웃을 뿐이었다.

모든 질문이 끝나고 주위가 조용해지자 마침내 타마라가 입을 떼었다. “이계.”

모두들 타마라에게 집중했다.

“카론.”

타마라는 천천히 하지만 또박또박 말했다.

“당신들이 알고 있는 것과 많은 부분은 일치하죠. 이계와 카론이라는 존재는 지금 트리에스테 대륙에 큰 위험으로 다가오고 있어요. 하지만 당신들이 알고 있는 것은 그 부분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에요.”

“그게 무슨 뜻이지?”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해보시오.”

파그노는 타마라를 재촉했다.

“기본적으로. 당신들이 지금껏 봐왔던 것들이 있죠. 머리가 없는.”

타마라는 빈 술잔을 툭툭 쳤다.

“이계의 것들보다도 못한 것들.”

“오염체들 말인가?”

헤이치 페드론의 말에 타마라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들은 자신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몰라요. 목적 따위는 애초부터 없죠. 그들은 그저 웅얼거리고, 좋지 않은 냄새를 풍기고, 위협을 가할 뿐이에요. 사실 그래서 우리 세그날레들은 그들이 이계의 것이라는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아요.”

“너무하군! 누군 오염체가 되고 싶어서 되는 줄 알아?”

잔바크 그레이가 소리쳤다.

“게다가 그 오염체에 사람이 죽기도 하지.”

헤이치 페드론이 잔바크 그레이를 거들었다.

그러나 타마라는 아무렇지도 않았다. 사람이 오염체가 되고, 그것에 죽는 것은 타마라와는 상관이 없는 일이었다. 타마라는 하고 싶은 말만 했다.

“사실 그보다 더 심한 것은 하수 생명체들이죠. 그 아랫것들이 이계에서 버텨날 힘이 없으니까, 여기까지 나와서 설쳐대고 있는 거예요. 정말 잡종 중의 잡종이죠. 그것들은 무 개념의 결정체들을 이용해서 자신들의 사리사욕을 채우고 있어요. 이계에서도 그 일을 상당히 안타깝게 생각해요.”

“무슨 소린지 하나도 모르겠군!”

“지금 트리에스테 대륙에는 동물들이 카론의 힘에 오염되어 괴물이 되어버린 것들과 애초에 이계에서 태생된 것들이, 그것도 저질들이 설치고 있다는 이야기지.”

룸바르트는 잔바크 그레이를 위해 신랄하게 정리해주었다.

“그러니까, 이계에는 다른 악마들이 많고. 그들은 트리에스테에 원래 관심이 없었고. 조무래기들만 괜히 나와서 설친다는 건가?”

“그러면, 지금 이런 위기 상황이 닥친 것은 너희 괴물들이 조무래기를 관리 못해서, 그래서 그런 거예요?”

“카론은 어떤 존재지?”

“크레스포에 정말 이계로 가는 문이 있는 것인가?”

또 다시 질문들이 쏟아져 나왔다.

지금까지 이계를 상대로 싸워왔지만, 누구도 이계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이 없었다. 그저 카론이 이계의 절대 악이며 인간들을 잡아 삼키려고 부활하려고 한다는 것뿐. 그 이상이나 그 이하도, 그 어떤 진실한 것도 인간들은 모르고 있었다. 인카르 교단과 비나엘르 파라이는 모두가 영웅이 될 것을 약속했을 뿐이었다.

“저런. 아무것도 모르시는 군요.”

타마라는 동요하지 않고, 지금까지처럼 침착했다.

아무 질문도 하지 않은 가리온은 문득 이 상황에서 너무도 침착한 타마라가 시에나와 묘하게 닮은 구석이 있다고 느꼈다.

‘델카도르의 집무실에서 나와 만난 이야기는 하지 않을 것인가?’

가리온은 계속해서 타마라를 주시했다. 혹시라도 타마라가 델카도르를 만난 일을 이야기해서는 안되었다.

‘지금, 나의 일행들이. 나 또한 의심할 거야.’

가리온은 자신이 한없이 비굴하게 느껴졌다.

그래도 어쩔 수 없었다. 자신에 대한 비밀을 지금 밝힐 수는 없었다.

“그럼 너희들의 위치는 어디지? 세그날레의 위치 말이야.”

타마라가 한참을 아무 말도 하지 않자, 헤이치 페드론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세그날레들은 소문 그대로예요. 우리들은 암살자들이죠.”

타마라는 장난스러운 유머도 잊지 않았다.

“가리온, 특히 당신은 방심하지 않는 게 좋겠어요. 내가 노리고 있으니까."

서늘한 그 말에 모두가 움찔했다.

“물론, 우리는 아무나 죽이지는 않아요. 이해, 상관관계 그런 것에 따라 목표가 정해지죠.”

“그 목표를 누가 정하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듣는 순간, 헤이치 페드론. 당신에게 죽음이 찾아갈 거예요.”

타마라의 대답에 헤이치 페드론은 질문을 멈추었다. 세그날레들이 자신을 죽이는 광경이 눈 앞에 그려졌다.

“그럼, 세그날레인 당신이 데카론에 참여한 이유는?”

에바가 다시 질문을 시작했다.

“그게 이득이니까.”

“어째서? 카론과 한편이 아니야?”

“내 목숨이 달아날만한 질문이네요. 대답하지 않겠어요.”

에바는 더 묻고 싶었지만, 타마라는 단칼에 거절했다.

“카, 카론은 정확히 어떤 것이지?”

파그노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카론은 이계에서 굉장히 중요한 위치에 있다고 할 수 있어요.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죠. 이계는 당신들이 상상하고 생각해온 것보다 훨씬 거대해요. 트리에스테 대륙과는 비교할 수가 없을 정도죠.”

“그런데 왜 이계는 트리에스테 대륙을 탐하려는 거죠?”

시리엘 아즈가 물었다.

“후훗.”

타마라는 에바를 보며 재미있다는 듯이 웃었다.

“당신들은 너무 몰라요. 왜 이렇게 모르는 게 많죠?”

“왜 트리에스테 대륙을 건드리는 거예요?”

칸도 시리엘 아즈의 질문을 했다.

타마라는 연신 웃을 뿐이었다. 하지만 왜, 라는 질문은 사실 가장 근본적인 문제였다. 웃어 넘길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

“그건.”

타마라는 정색을 했다.

“당신들이 원했기 때문이죠.”

“뭐?”

모두들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지만 타마라의 표정만큼은 진지했다.

“뭘 원했다는 거지?”

“우리들은 원하지 않았어!”

가리온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니, 당신들은 원했고 계약은 성사되었어요.”

가리온의 머리 속에 한 줄기 섬광이 지나갔다.

‘알로켄의 계약…!’

타마라는 가리온의 생각을 알아챈 듯 말했다.

“아니, 알로켄만의 문제는 아니에요.”

가리온은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 같았다.

‘역시. 알고 있는 것인가?’

타마라는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웃고 있을 뿐이었다.

가리온은 어쩐지 타마라를 반박하고 싶어졌다.

“그렇지만, 그랜드 폴을 일으킨 것은 알로켄족이네. 상계로 가기 위해 이계와 손을 잡았지. 인간들에게는 아무런 잘못도 없어.”

타마라는 그 질문을 할 줄 알았다는 듯이 바로 대답했다.

“아니. 당신이 하는 말을 정확히 하자면 알로켄족이 아니죠.”

그리고 간드러지게 말을 이었다.

“칼리지오 밧슈의 책임이죠. 모든 것은 그의 책임. 그의 피. 붉고 향긋한 피. 그것이죠.”

타마라는 가리온의 눈을 깊숙이 들여다보며 말했다. 황금빛 눈이 초점을 두지 않고 꿰뚫어오자 당황한 것은 가리온이었다.

“속일 수 없는 피의 책임이지요.”

가리온은 타마라의 눈을 피하려 했지만, 피할 수가 없었다.

‘제길, 꼼짝도 할 수가 없어! 역시. 알고 있어. 타마라와… 델카도르는… 둘은!’

타마라라는 세그날레는 가리온보다도 가리온을 더욱 잘 알고 있는 것 같았다.

가리온은 꼭두각시가 되어 버린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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